
재계약을 앞두고 건물주가 '월세 10% 올리겠다'고 하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상가 계약갱신요구권과 임대료 인상 5% 상한, 그리고 그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가르는 환산보증금을 정리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4년째 미용실을 하는 사장님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계약 만료 두 달 전, 건물주가 '주변 시세가 올랐으니 월세를 30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통보합니다. 인테리어에 들인 돈이 아까워 그냥 도장을 찍으려다, 법에 인상 한도가 있다는 말을 뒤늦게 듣습니다.
제가 책 2장에 첫 상가 계약 이야기를 따로 쓴 이유도 같습니다. 계약서 한 장이 몇 년 장사의 고정비를 정하는데, 처음에는 월세 숫자만 보고 조항은 제대로 읽지 않았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 언제까지 몇 년이나 쓸 수 있나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따라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습니다. 이 권리는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기간 10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쓸 수 있습니다.
갱신된 계약은 이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맺은 것으로 봅니다. 기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계약 만료일에서 6개월을 거꾸로 세어 달력에 적어 두고, 갱신 요구는 문자·내용증명처럼 날짜가 남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대료 인상 5% 상한, 정확히 어떻게 계산하나요?
법 제11조와 시행령 제4조에 따라 차임이나 보증금 증액은 청구 당시 금액의 5%를 넘지 못하고, 증액이 있은 뒤 1년 이내에는 다시 증액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위 미용실 사례라면 월세 300만원의 5%인 15만원, 즉 315만원이 상한입니다. 340만원(13.3% 인상) 요구는 한도를 넘습니다.
5%는 '반드시 올려 줘야 하는 비율'이 아니라 '넘을 수 없는 상한'입니다. 주변 시세와 건물의 조세·공과금 변동을 근거로 서로 협의해 정하는 것이고, 동결이나 그보다 낮은 인상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환산보증금이 뭐고, 우리 가게는 기준 안에 들어가나요?
환산보증금은 보증금 + (월세 × 100)입니다(시행령 제2조).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00만원인 미용실은 5,000만원 + 3억원 = 3억5천만원입니다. 2026년 현행 시행령의 지역별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역 | 환산보증금 기준 |
|---|---|
| 서울특별시 | 9억원 |
| 과밀억제권역(서울 제외)·부산광역시 | 6억9천만원 |
| 광역시(과밀억제권역·군·부산 제외)·세종·파주·화성·안산·용인·김포·광주시 | 5억4천만원 |
| 그 밖의 지역 | 3억7천만원 |
서울의 이 미용실은 3억5천만원이라 기준 안에 들어가고, 5% 상한을 포함한 법의 보호를 모두 받습니다.
환산보증금을 넘으면 아무 보호도 못 받나요?
아닙니다. 법 제2조 제3항은 기준을 넘는 임대차에도 대항력(제3조), 계약갱신요구권(제10조 제1항~제3항 본문), 계약갱신 특례·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제10조의2~제10조의9) 등을 적용합니다. 10년 갱신요구권은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빠지는 것은 5% 상한입니다. 예를 들어 부산에서 공방을 하는 사장님의 보증금이 1억원, 월세가 600만원이라면 환산보증금이 7억원으로 6억9천만원을 넘습니다. 이 경우 제10조의2에 따라 조세·공과금, 주변 시세, 경제사정 변동을 고려해 증감을 청구할 수 있어 5%를 넘는 인상 요구가 가능해집니다. 대신 근거 없는 과도한 인상은 다툴 수 있습니다.
건물주가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는요?
제10조 제1항 단서의 거절 사유 중 사장님이 가장 조심할 것은 3기의 차임액에 이르도록 월세를 연체한 사실입니다. 연속이 아니더라도 밀린 금액이 3달 치에 이른 적이 있으면 갱신을 거절당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무단 전대, 고의·중과실 파손, 계약 당시 고지한 재건축 계획 등이 사유입니다.
반대로 임대인이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아무 통지도 하지 않으면, 같은 조건으로 1년간 묵시적 갱신된 것으로 봅니다. 이때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 통고가 도달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깁니다.
인상 요구가 부당하면 직접 협상, 조정, 소송 중 무엇이 나을까요?
- 비용
- 없음
- 강점
- 관계 유지, 빠름
- 약점
- 근거 없으면 밀림
- 이런 경우
- 5% 이내 조정 여지
- 비용
- 소송보다 낮음
- 강점
- 차임 증감·갱신·권리금 분쟁 전문
- 약점
- 양측 합의가 전제
- 이런 경우
- 상한 초과 요구, 갱신 거절
- 비용
- 수임료 발생
- 강점
- 강제력 있는 판단
- 약점
- 시간·비용 부담
- 이런 경우
- 권리금·명도 다툼
조정위원회는 법 제20조에 따라 대한법률구조공단·한국토지주택공사·한국부동산원 지사 등에 설치돼 차임·보증금 증감, 임대차 기간, 권리금 분쟁을 다룹니다. 어느 길이든 먼저 필요한 건 '이 인상을 우리 가게가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한 숫자입니다.
월세 인상, 감당할 수 있을까요? — 답은 매출 기록에 있습니다
재계약 협상에서 사장님이 쥘 수 있는 가장 강한 카드는 법 조문과 함께 내 가게의 숫자입니다. 월 매출 대비 임대료 비중이 얼마인지, 인상분이 순이익을 얼마나 깎는지 알아야 받아들일지, 협상할지, 이전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월별 매출·지출 기록이 있으면 인상 후 손익분기 매출이 얼마로 올라가는지 바로 계산됩니다. 손익분기 계산기에 새 월세를 넣어 보고, 재계약 날짜 6개월 전에 미리 점검하세요.
❓ 자주 묻는 질문
- Q. 상가 계약갱신요구는 언제 해야 하나요?
- A.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기 어려우니, 만료일 기준으로 날짜를 미리 계산하고 문자나 내용증명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요구하세요.
- Q. 상가 임대료는 1년에 5%까지만 올릴 수 있나요?
- A. 환산보증금이 지역 기준 이하인 임대차라면, 증액은 청구 당시 금액의 5%를 넘을 수 없고 증액 후 1년 안에는 다시 청구할 수 없습니다. 기준을 넘는 임대차에는 5% 상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 Q. 환산보증금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 A. 보증금에 월세의 100배를 더합니다.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00만원이면 5,000만원 + 3억원 = 3억5천만원이고, 서울 기준 9억원 이하라 법의 보호를 모두 받습니다.
- Q.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넘으면 10년 갱신도 못 하나요?
- A. 아닙니다. 계약갱신요구권(10년), 대항력,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금액과 관계없이 적용됩니다. 기준 초과 시 빠지는 대표적인 보호는 5% 증액 상한이며, 이때 증감은 주변 시세·조세·경제사정을 고려해 청구합니다.
- Q. 월세를 몇 번 밀리면 갱신을 거절당하나요?
- A. 밀린 월세가 3기의 차임액에 이른 사실이 있으면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연속 3개월이 아니어도 누적 연체액이 3달 치에 이른 적이 있으면 해당될 수 있어, 월세는 날짜를 지켜 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입니다.
마무리
상가 임차인은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갱신을 요구해 최대 10년까지 장사할 수 있고, 환산보증금이 지역 기준 이하라면 임대료 인상은 5%와 1년이라는 이중 상한을 받습니다. 재계약 전에는 환산보증금 계산, 갱신 요구 기간, 연체 이력부터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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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16년·자영업 7년을 지나며 배운 것 — 계약서는 장사를 시작할 때 한 번 쓰지만, 그 숫자는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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